뒤늦게 MBTI에 확 끌린 요즘, 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현존하는 유명인, 역사 속 유명인 심지어 소설 속의 개성 있는 캐릭터까지 그들의 성격 유형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각자의 시절과 상황에 그들의 성격 유형을 이해했다면 그들의 히스토리 안에 모든 인과 관계가 더 이해가 되고 그들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되었으리라. 오늘은 조선시대의 많은 왕 중에 지금껏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사랑받는 정조의 이야기 속에서 감히 그분의 MBTI를 유추해보자 ~
<수원화성 >
조선 제22대 왕 정조는 조선 후기의 개혁 군주로 평가받는다. 내성적이지만 강인했던 그의 치세는 단순한 통치 행위의 연속이 아니라, 끊임없는 긴장과 결단, 그리고 인간적인 고뇌가 교차하는 서사였다. 정조의 성격을 보여주는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면, 그의 강인하면서도 신중한 성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776년, 영조의 뒤를 이어 즉위한 정조는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정조가 10세 되던 해에 뒤주 속에서 죽임을 당했다. 이 사건은 정조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였고, 동시에 정치적 약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조는 이 비극을 감정적 복수로 치닫지 않고, 정치적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즉위 직후 아버지에게 ‘장헌세자’라는 시호를 내리고, 아버지의 복권을 시도했다. 이는 단순한 효심을 넘은 정치적 행위였다. 사도세자의 죽음에 연루된 노론 벽파를 자극할 수 있는 위험한 수였으나, 그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명분과 정당성을 세워갔다.
이후 1777년, 정조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규장각을 설치했다. 이는 단순한 학문 기관이 아니라, 신진 세력을 육성하여 구세력에 맞서기 위한 인재 양성소였다. 정조는 학문을 통한 정치개혁을 추구하며, 실용적인 인재를 직접 발탁했다. 그의 세심한 안목과 인물 중심의 정치는 단순한 개혁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철학의 실현이었다. 이는 그가 단순히 개혁가가 아니라, 철저히 계획하고 실현하는 실천가임을 보여준다.
정조의 성격은 1795년 화성행차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화산으로 이장하고, 그곳에 화성을 축조한 뒤 친히 8일간의 대규모 행차를 진행한 것이다. 겉보기에는 효심의 발로처럼 보였지만, 이는 정조가 중앙 정치의 견제 속에서도 자신만의 권력 기반을 확보하려는 의도였다. 화성은 단지 묘소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 실험장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군사 훈련, 민생 안정, 기술 도입 등 각종 실험을 감행했다. 이는 단순히 감성적인 효심을 넘어, 국가 경영에 대한 이성적 판단과 실행력이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사건은 1800년 그의 죽음 직전까지도 이어졌던 신유박해다. 천주교를 탄압하면서도, 정조는 철저히 현실과 타협했다. 그는 천주교의 사상을 문제 삼기보다는, 정치적 안정과 왕권 강화를 우선시했다. 그의 처신은 원칙과 유연함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잡으려는 군주의 고뇌를 드러낸다.
정조의 삶은 이상과 현실, 감성과 이성, 효심과 정치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이어진 서사였다. 강단 있으면서도 신중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전략적인 그의 성격은 사건들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조선의 마지막 빛, 정조는 바로 그런 인물이었기에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것이다.

- 신하들과 거리 유지, 감정 표현 억제
- ‘말’보다 ‘기록’과 ‘계획’을 중시
*직관 (N) vs 감각 (S) N (직관) - 장기 비전 제시 (예: 규장각, 장용영, 실학 진흥)
- 현실 문제를 넘어 이념·학문·지식체계 구축에 몰입
-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추구
*사고 (T) vs 감정 (F) T (사고) - 정무 판단에서 감정보다 논리와 결과 중시
-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도 냉정하게 정국을 관리
- 홍국영과의 결별 등, 감정적 관계를 이성과 원칙으로 정리
*판단 (J) vs 인식 (P) J (판단) - 규율, 질서, 계획 중심 통치 (일정한 국정 루틴, 문체반정 등)
- 정제된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사회 구조를 체계화하려 함
- 효율적이고 통제 가능한 국정 운영 추구
정조는 이런 생각을 권력과 개혁을 통해 실현하려 한 왕이었다.
지금 우리에겐 그 어느 때 보다 정조와 같은 리더십을 갖은 리더가 필요한 요즘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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